언어장벽 깨지자…'네카오' 넘보는 글로벌 빅테크

입력 2024-01-15 18:16   수정 2024-01-16 01:33

“검색 서비스는 언어에 대한 이해, 지역의 고유한 특성과 문화에 대한 깊은 탐구가 있어야 합니다. 생성형 인공지능(AI)도 마찬가지입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작년 8월 자체 개발한 생성 AI ‘하이퍼클로바X’를 공개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한국인을 가장 잘 이해하는 대화형 생성 AI 서비스로 승부를 보겠다”고 강조했다. 생성 AI 시장을 쥐락펴락하는 해외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무기로 ‘한국어 특화’를 내세운 것이다.

글로벌 빅테크가 국내 검색과 메신저 시장을 공략하지 못한 것은 기술력이 밀려서가 아니다. 영어와 어순 및 구조가 다른 한국어가 시장 공략의 걸림돌이었다. 연구개발(R&D)에 역량을 집중하기도 모호했다. 고객이 5000만 명 남짓인 한국어권 시장은 이들에게 큰 의미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AI를 기반으로 한 통·번역 기술 발달이라는 새로운 변수가 나타났다. 어색함을 느끼기 힘들 정도로 AI 통·번역이 매끄러워지면 한국어가 국내 정보기술(IT)시장의 방파제 역할을 하기 어려워진다.

글로벌 빅테크들은 한국어를 아우르는 생성 AI 서비스로 국내 시장을 공략 중이다.

지난해 말 AI 챗봇 ‘바드’를 공개하면서 한국어를 우선 지원하겠다고 밝힌 구글이 가장 공격적이다. 메타는 지난해 최대 100개 언어를 실시간 번역하고 기록해주는 AI 모델을 내놨다. PC 운영체제를 마이크로소프트(MS)가, 모바일 앱 마켓을 구글과 애플이 점령한 것처럼 생성 AI 시장이 빅테크에 종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하는 배경이다.

쇼핑 플랫폼 시장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AI 기술로 국적을 가리지 않고 이용자의 마음을 읽어 상품을 추천하는 플랫폼이 늘었다. 구글은 작년 6월 쇼핑 탭에 이미지 기반 생성 AI 기술을 활용한 ‘가상 피팅’ 기능을 추가했다. XXS부터 4XL까지의 체형뿐 아니라 피부색, 머리 스타일까지 다른 피팅 모델을 골라 옷을 입혀볼 수 있다.

한 플랫폼 기업 임원은 “토종 기업이 살아남기 위해선 빅테크와 다른 길을 걸어야 한다”며 “서비스를 세분화, 차별화하는 노력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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